발길을 따라 걷다.

시간이 남아 버린 오후.

달달한 모과차가 생각나서 인사동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가는길이니까, 트였다는 청계천도 볼 수 있을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졌다.


을지로 3가에서 종로쪽 방향으로 가다가 본 청계로…
예전에는 이 위로 고가도로가 있어서 어둡기만 한 거리였었다.
높은 고가가 괜한 위압감을 주었었는데, 막상 없어지고 나서는 건물들이 그리 높지가 않았다. 마치 외곽 변두리쪽 길같은 느낌이 난다.


멀리.. 국일관 건물이 보인다.


막상 개천은 좁다.


씨네코아는 그나마 빨리 종로쪽에서는 그나마 빨리 복합상영관으로 개장을 한 곳이였는데, 막상 그리 크지 않는듯한 느낌이다.
광고로만 봤던 “메종 드 히미코”를 하는가 보다.
시네코아 옆쪽에 예전에는 사카라는 찻집이 있었다. 지금은 다른 곳으로 바뀌었다.

96년 무렵에 시네코아가 개관한지 얼마 안되었을때에 접속을 봤다.
단돈 500원! 이미 개봉을 했던 영화긴 한데, 영화관에서는 빈공간을 날리기도 그렇고, 아니면 영사기 시험삼아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관철동쪽으로 들어가는 입구쪽 건물 2층에 자리잡은 루카스 까페
처음 가본게 1995년 무렵이였으니 벌써 십년이나 되어 버렸다.
아마도 카페는 그보다는 더 오래되었을지도 모른다.
이 카페는 내게는 묘하게 인연이 있다고 생각드는 카페다.
어느 한 순간이겠지만, 몇년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나이때의 친구를 만났었는데, 그때 그들이 보인 반응이 똑같았다.

그때와 지금 달라진거라면 로고정도?
창가쪽 자리가 그리 좋은 자리는 아니였던것으로 기억한다.


예전에 딱 이쯤에서 바라보면 “허리우드 극장” 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지금은 극장이 바뀐건지… 아무튼 간판은 달라졌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 나오는 극장장면이 여기라는 얘기가 있다. 종로쪽 영화관은 들어가 보기도 하고 근처도 가봤지만, 막상 허리우드 극장은 없어질때까지 결국 간판만 보게된셈이다.
그러고 보니.. 명보극장도 가보지 못했군.


밀크티를 파는 인도스타일 찻집인데, 한쪽 구석에는 아무도 방해할 수 없다는 자리가 있다고는 한다.
하지만 아직 한번도 들어가보지는 못한 찻집이다.
그저 인사동을 지나칠때마다 한번씩은 있는지 고개를 들어서 찾아보긴 하지만 막상 들어가지는 못한다. 흔적을 뒤적거리는걸 들키는게 창피한 걸까? 그러고 보니 여기는 십년동안 밖에서 봤을때는 변한게 없는 것같다.


최근에 생긴.. 건물?
안쪽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쪽에서 건물(? 공간) 이름과 안내판만 찍었다. 건물위를 올려보니까 몇 사람이 사진기를 들고 풍경을 찍는 모습을 보았다.


예전에는 일상이였던 것이 요즘은 골동품이나 향수를 만들어 내는 매개로 바뀌었다. 그게 향수다.. 라고는 하지만 솔직히 그런걸 기억할만난 우리또래는 그리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키치스타일?
내 기억이라곤 “아폴로”는 그나마 저렴한 가격으로 달달한 맛을 볼 수 있는 간식거리였었다. 자주 먹기도 힘들었었고, 게다가 “불량식품”이라는 이름하게 지하식품(? 몰래 먹어야 했었다!!!)이였으니까.
그것외에?

1층 조그만 가게에 빡빡하게 오래된 물건들이 자리잡았었던 “토토의 오래된 물건”은 새로은 건물 2층으로 옮겼다.
변치 않을 것을 맹세하던 사람은 자신의 늙고 추레하게 변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


길을 안내하는 간판.
예전에 인사동에서 밥을 먹을때 갔던 식당은 찾기 힘들다.
오래된 사람한테는 푯말이 길을 더 어둡게 만든다.

홍어와 막걸리?
조합이 어울릴까?
다음에 한번 가서 먹어봐야지.

주중에는 차가 다니긴 하지만 휴일에는 차는 다니지 못한다.
획일적인 보도블럭보다는, 일정한 크기이긴 하지만 투박한 이런 길이 좋다.

인사동에 오면 가는 찻집. “지대방”
가게 옆쪽에 있던 “내 남편은 나뭇꾼” 이라는 가게는 보이지 않지만, “지대방”은 아직 여전하다.
기분이 편하다는 느낌도 그렇고, 인사동에 처음 왔을때 가본 찻집이기 때문에 인사동에 차를 마시게 되면 여기에 오게 된다.
또 매번 앉는 자리에 앉아서 매번 모과차를 주문해서 마신다.
그러고 보니. 마지막으로 온게.. 몇년전인듯 하다.
이 홈페이지에 잡기장도 이 찻집에 있는 잡기장에서 따온거긴 하다.

흔적을 추스리자.
볼일도 없겠지만 지난번에 갔을때 남겼던 메모같다.
항상 같은 자리(우연찮게 그 자리만 앉았었다)를 앉다 보니 그런거겠지만, 자리 바로 뒤에 남긴 메모를 다시 보게 되었다.

뭐. 지금은 그랬었었군.. 하고 말아버리고 마니까.
하긴 몇년이나 지났는데.. 족히 칠년은 넘었잖아!!!

여길 오면 마시는 모과차.
사실 너무 달다.
물을 좀 달라고 해서.. 한잔은 더 우려먹을 수 있다.
…………….
인사동은 가보지 않았을때의 막연한 곳이긴 하지만 막상 갔을때는 일상이다. 길가 옆으로 빠진, 내가 갈길이 아닌것처럼, 그리워하되 가지 말아야 할 곳인지도 모른다. 아니. .종로쪽이 다 그런건지도 모르지만.. -_-
……………

다음에는.. “tea for two“에 가보자!
거기서 마시는 허브차가 얼마나 맛있는지!!
게다가 분위기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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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발길을 따라 걷다.” 에 하나의 답글

  1. euna 아바타
    euna

    “내남편은나뭇꾼” 을 아시다니!
    거기 모과차가 정말 맛났었는데 – 호호.
    없어졌다니 아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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