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끈적거리는,

부서가 바뀐지도 벌써 5개월이 되어버렸다.
바뀐게 얼마 되지 않았다 싶었는데, 한해로 따지만 거의 반이 지나온 셈. 시간만 보내고 말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충원하느라 면접을 몇번을 보고, 그 중에서 고르고, 다시 입사하는걸 보고, 업무을 어떻게 해줬으면 하는 얘기를 하는 것도 사실 쉬운건 아니긴 했다. 누가 누굴 평가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럴만한 자격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람을 채워 넣는게 제일 큰 문제이긴 했고, 그걸 우선 해결하기는 했다. 이전까지는 사람이 부족해서라는 말이 핑게가 되긴 했지만, 이제는 그것도 쉽지는 않다. 오롯이 일을 했는지만 따지긴 하겠지.

사람이 빈 상태에서 인수인계라는 게 사실 의미가 있을지는 모르겠다.
지금까지 다들 내게 던져두고 가기는 했으니, 인수는 받기는 했지만, 인계라는 걸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 같이 업무를 하면서 얻어가는 게 있으면 좋은데, 그럴 상황도 아니다 보니, 맨땅에 헤딩하는 게 전부. 새로 온 사람에게 전임자의 얘길하는 것도 좀 모양새가 아닌 것 같아서, 문서로 추려진 것만 보라고 밖에는 못하고, 몇 가지 일반적인 – 다들 그만한 ‘단어’로 추측할 수 있는 그런 – 것들만 얘길하거나 그마저도 없다면 몇 가지 임의로 내가 정하고 만다. 그 일반적이거나 알만한 것들이 내부에서는 종종 충돌한다. 예전에 – 그것도 몇 년 전에, 난 그때는 이와는 전혀 무관한 때라서 생각지도 못했던, 전임자의 전임자끼리 – 정해진 일들에 대해서 간혹 의아심을 갖고 물어보긴 했으나, 전례라는게 쉽게 바꾸지 못하는 게 많다. 이해 되는 게 있다가 싶다가도, 이걸 설명하는게 좀 구차해지는 부분이 있다. 쉽게 정리하지 못하다 보니까, 나중이라는 공수표를 또 날리게 된다.
“이번 년도에는 못하지만, 다음해에는 잘 할 수 있도록 하죠. 아직은 망가진 팀이라도 살려두는게 우선이다 보니”
핑게든 뭐든 어쩔 수 없지.

“내가 입만 열면…!”
따져 보면 그리 거창한 건 없다. 기껏해 봐야 찌질한 과거의 애기가 나오는 게 전부일텐데, 그게 뭐… 별거라고? 그냥 대뜸, 뭔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나중에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술 약속을 핑게 삼아서, 적당한 안주거리에 씹힐만한 것 몇가지를 툭툭 건넨다. 과거의 모습이 우습게 보일 수도 있긴 한데, 그게 뭐 현재를 머슥거리게 할 만ㅏ큼은 사실 못된다. (못되게 하는게 맞겠지?)

좀 관계가 건조하기 보다는, 조금은 끈적거리는 부분이 있으면 좋을텐데, 그게 선을 맞추기가 어렵다.
또, 나도 그 끈적거리는 관계가 가기 전까지의 애매한 상황이 더 좋은지도 모르겠다. 관계의 선에서는 알아봐 주겠지만,관계의 선이 몇개 건너거나 퇴근을 핬다면, 다음날을 기약하는 선까지가 무난하다. 사무실 문을 나오고서는 그런 관계는 잠시 접어 두는게… 낫다.

일주일이 훌쩍 지나고 눈깜박할 주말이 지나면 바로 다시 그 끈적거리는 관계가 필요할지도 모르는 그런 출근의 시간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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