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사러 백화점에 갔다가 영화도 한편 볼꺼라는 말에 대전에 있는 모 백화점엘 가기로 했습니다.
볼 영화가 특별히 있던것도 아니였고, 또 본다고 하더라도 시간나면 서울에서 익숙한 친구를 불러서(익숙하다는건 안지 좀 되었다는것 이외에는 별 다른 의미가 없는것 같네요. 게다가 취향이나 세대가 다르니.. 친구라고 하긴 힘들지 않을까요?) 보던터라서 조금은 내키지 않은건 사실이였답니다.
그런데, 문득 막 개봉한 영화 하나가 생각났었답니다. 그래서 결국 전 토요일 저녁에 영화 한편을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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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아는 사람에게,
“영화 보러가지 않겠니?(않을래요? 않겠습니까?….)”
라고 말을 하는게 점점 힘들어지게 됩니다.
처음에 혼자서 영화를 보러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였을때 느꼈던게 너무 이상해서 그 이후로는 절대 혼자는 가지 않으려고 했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같이 갈 사람을 찾아서 가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지요…. (채팅을 하거나 아니면 친구를 꼬득이거나 아니면 좀 안면이 있다는 핑게로 조르거나.. -_-a)
최근에 들어와서 낯이 익숙해진 사람과 영화를 보러 가긴 했는데, 제가 보려고 했던 영화만 보러 가는게 너무 이기적인게 아닐까도 생각이 들고, 또 묘하게 생기는 감정과는 달리 매번 똑같은 얘기를 단편적으로 말을 하는게 슬슬 지치더군요.
게다가 중요한건 영화를 같이 보고 나면 주인공이 어떻다, 내용이 어떻다는 등의 기억이 있어야 하는데 점점 그런 느낌은 덜하게 되고 말더군요.
같이 어디서 뭔가를 본다는 것과 함께 그 순간이 기억으로 남는다는건 시간을 공유했던 사람의 체취가 같이 남기 때문인듯 합니다.
“어떤”영화를 같이 보고 기억을 같이 공유하는것을 기대하는건 쉽지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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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4인조 킬러이다.”
유머게시판에 누군가가 “독수리 오형제”라는 만화영화의 제목이 잘못되었다는 지적을 한적이 있습니다. 그 만화영화에 실제 독수리 분장(?)을 한 인물은 한명이니 “독수리..” 라고 붙이는건 맞지않으며 다섯명중에서 여자가 끼어 있으니 형제가 아닌 남매에 가까우며, 사실 다들 부모가 다르니 결국은 “조류 오(五)의남매”라고 하는게 맞다고 하더군요.

감독이 그걸 생각한건지 잘 모르겠지만, “우리는 4인조 킬러이다”라는 말을 꺼내기 전에 장황한 설명을 합니다. 네명이 한팀이며 큰형은 자신의 친형이며, 모두 네명이기 때문에 그렇다나.. -_-a
(사실 이건 별로 중요한건 아니지만, 그 얘길 들으면서 전 혼자서 웃었거든요.)
누군가의 부탁을 받으며 대신 죽여주는 일을 하는 킬러들이지만 그들은 의뢰인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상에서 대부분의 의뢰인은 극히 소박한(오죽하면 생각만 가질뿐 절대 그런일을 부탁할것 같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누군가를 죽이고 싶도록 밉다..고 생각만 뿐인데..
누군가를 죽이다.
이 말은 누군가를 죽이고 싶도록 그립다.. 라는 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게 괜한 미련일지도 모르지만 한번쯤은 그런 생각을(아직 안가져봤을지도 모르겠지만.. -_-a) 해보지는 않았나요?
영화 자체는 이런 저런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쉽게 웃을 만한 요소가 중간 중간 있고, 느슨하게 전체 줄거리가 이어져 있답니다.
이 영화를 혹 본다면 몇가지 눈여겨 볼 부분이 몇가지 있습니다.
1. 원빈이 해설하는 내용 (영화 전부겠네요. -_-a)
2. 신현준이 신고 있는 신발
3. 사랑에 빠지는 신하균
4. 똑같은 상황을 세개의 화면으로 나눠서 동시에 보여주는 장면
5. 사랑에 대한 원빈의 묘한 독백
6. 영화 맨 마지막 장면!!
억지일지도 모르지만, 위에 몇개는 전에 봤던 영화 몇편이 잠깐 연상이 되더군요.
그런데 이 영화 시놉시스에 보면 원빈이 컴퓨터 전문가라고 되어 있긴 한데, 실제로 원빈이 컴퓨터 만지는 장면은 거의 없습니다. 딱 한번 나오기는 한데 컴퓨터하고는 별 상관이 없거든요. -_-a
영화와 전혀 상관 없겠지만, 지금 제가 살고 있는 곳에도 남자 네명이서 지낸답니다. 마루에 텔레비젼이 있고 네명이서 멍하니 텔레비젼을 보는거라던지. 밥은 거의 해먹지 않고 이미 만들어진거나 아니면 식당에서 사먹는다는게 비슷합니다.
게다가 네명 모두 총각이니.. -_-a
(가끔 쇼프로에 나오는 여자 연예인 보면서 “너무 이쁘다”, “너무 귀엽네..”라는 말을 연발하기도 함. )
매월 한편정도 영화를 봤으면 했는데 이번에 본 영화가 딱 12번째 영화더군요.
다행인건지.. 아니면 청승인건지.. 모르겠지만 괜히 뿌듯해집니다.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