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오늘도 (생각난 김에?) 몇자 적으려 한다.
계획도 없어서 문제긴 하지만, 어쨌든 생각날때 뭐라도 하는게 낫다 싶어서 며칠 손 놓고 있던 웹소설 작법에 대한 책을 펼치다 보니, 며칠 글을 쓰지 못한게 있어서 이렇게 노트북을 펼쳐서는 쓰기 시작한다.
생각날때 하지 않으면 시간은 한없이 흐르기만 한다. 저녁즈음에 이르러서 허망한 하루가 가버린걸 아쉬워 하기는 싫다. 사실 그래봤자 서너시간을 넋 놓고보낸게 아쉬워서 그런거겠지. 후회없는 삶을 살지 말자고 하는데, 이제는 삶보다는 살아 있는 날이 그리 많지 않다는게 아쉬워 진다.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 많지는 않다. 둘째녀석이 비슷한 얘길 던지긴 했다. 어제던가? 둘째가 뜬금없이, 앞으로 그런 날이 얼마없다라고 했는데, 앞으로 놀기보다는 공부에 매달려야 할 시점(꼭 그렇게 하겠다는 얘기는 아니지만)이 다가오는게 둘에게는 앞으로 놀 수 있는 날이 없다고 느껴져서 그런 얘길 꺼낸것 같다. 그런 의도로 얘기한 걸 추측해 볼수 있는데도, 이상스레, 절대적인 날이 별로 없다라는 얘기로 들린다. 그래 그런 시간이 없긴 하다.
그래서… 의미가 있던, 없던간에 뭔가라도 읽으려고 하고, 끄적거려보려고는 한다.
아무런 희망이 없이 죽을 날짜만 받아들고, 시간을 넋놓고 흐르는 것을 보기만 하는 것만큼 슬픈건 없다.
커다란 의미는 제쳐두더라도 재미나게는 살자. 조금만 먹더라도.
오늘은 날씨가 흐리다.
기말고사가 끝났지만 첫째는 또 다음 학기를 위해서 학원 스케쥴에 따라서 학원 강좌를 듣기 시작했다. 하는 것만큼 결과가 좋게 나왔으면 하는데, 그건 부모맘처럼 되지도 않거니와 본인의 노력만큼 – 그게 어느 노력인가의 차이는 있겠지만 – 나오지는 않는다. 성적은 내가 당사자였을때나 지금처럼 부모가 된 상태에서나 가슴을 철렁거리게 만들긴 한다. 좀 더 볼 것 – 그래봤자 시험이 끝난 직전에나 느낄만한 그런 후회는 딱 결과가 나왔을때 며칠만 그렇다. 다음 시험을 앞둔 또 며칠 전에는 굳은 마음가짐으로 준비를 하겠지만, 멸려오는 후회는 역시나 마찬가지다. 그게 예전의 나나, 지금의 아들이나 마찬가지 일거다. 십년이 지난 후에, 그때 좀 이랬으면 나아졌을까 하는 생각을 하겠지만, 내 과거 십년 후에 지금이나, 아들의 십년 후의 그때나 별반 차이는 없을거다. 사람의 욕망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다들 비슷한 후회나 아쉬움을 가지기는 할거다.
예전보다 눈이 더 침침하다.
단초점 안경의 초점이 너무 먼건가? 실제 노트북으로 작업할때의 거리로 측정을 했었어야 했나? 아니면 내가 거리 가늠을 제대로 못한건가? 평시에 쓰는 다초점 안경으로는 무난하게 보이긴 한데, 따로 단초점 안경을 사둔게 아까워서 집에서 혼자 노트북을 쓰거나, 책을 볼때에는 단초점 안경을 쓰려고는 한다. 초점 거리 조정한 단초점 렌즈를 다시 맞춰 볼까도 생각했는데 – 돗수가 낮은 단초점 렌즈는 의외로 싸다 – 애매한 몇 센티 정도의 거리로 다시 바꾸는 게 맞는지도 잘 몰라서 당분간은 이대로 쓰련다.
외주 맞긴 업체 담당자에게서 슬랙 쓰레드가 새로 올라왔다.
이따가 문서는 정리하긴 해야 하는데, 일하는게 귀찮다. 이래서는 안되는데, 이러다 낼 아침에 후다닥 처리한다고 진땀 흘릴텐데, 이따 늦은 시간에라도 정리는 하자.
아까 전만해도 흐릿한 날씨였는데, 해가 비친다.
일요일 오후 4시에 비추는 햇살은 휴일의 마지막이 아쉬워서 내비치는 것 같다.
몸에 맞는 옷이 항상 있는건 아닌데, 요즘은 이게 내게 잘 맞지 않다고 느낀다.
딱히 내가 능력이 되서라기 보다는 그나마 별 탈이 없는 사람이기에 선정된게 맞다. 능력으로 치자면 다른 사람이 더 낫지 않을까? 휴, 면이 서지 않거나 면이 없거나. 아군이 있으면 좋은데, 내편에 설 만한 사람이 없다. 하긴 꼭 누구 편에 들려면 뭔가 방향성이라도 제시해야 동조라도 하지. 난 그런 얘기조차도 못했지.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있으면 좋을텐데.
오늘도 이렇게 우선 글을 남김.
의미가 있던 없던간에, 앞으로도 열심히 쓰기는 하자. 개인 블로그라는게 그렇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