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박붕대

강도가 어떻든 간에, 제3자가 보기엔 별게 아닌것 같아 보여도 당사자가 느끼는 부담은 항상 크다.
언제나 항상 크다.

살짝 스친 것 같은데도 피가 흘러나온다. 휴지로 닦아내고 지혈 – 철철 흘러 내리는 건 아니지만, 뭐라 적당한 표현이 있나? – 을 하려고 닦아낸 휴지로 상처 부위를 누른다. 이내 지혈이 된 것같아서 휴지로 눌린 것을 떼어 냈는데, 피는 여전히 베어 나온다. 반창고로 지혈하듯이 팽팽하게 붙여놨지만, 반창고에는 계속 피가 베어나온다. 안되겠다 싶어서 압박하듯이 붕대로 – 이건 좀 오버스럽긴 하지만 – 팽팽하게 조인다.

한참이 지났을까?
조심스레 붕대를 풀어 내렸는데 그리 깊게 페인 것도 아닌데도 생각만큼 아물지는 않았다.
반쯤 딱지가 굳은 걸 떼어낸다. 상처에 다시 피가 베어 나기 시작한다. 다시 붕대로 매어준다. 팽팽하게.

감염되지 않게 소독을 하고, 반창고로 붙이는게 맞긴하다.
그렇지만 상처가 어느정도 아물었다 싶으면 노출하는게 낫다.
매번 바라보면서 그게 어떻게 생겨 났는지를 기억하는게, 나중에라도 반복을 덜하게 하려면 그러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숨긴다고 숨겨지는게 아니니 상처는, 숨기고 싶은 그 무엇도 어느 시점에는 노출시켜야 천천히라도 치유는 된다. 다시 봤을때의 씁쓸함은 있을지언정.

사실…
손톱을 물어뜯다가 상처가 났다.
반창고를 붙였다가 한참만에 떼었더니 붙였던 부분이 하얗게 변했다. 상처가 아물지도 않고 그저 가리기만 한것 같다.
그냥 놔둘까도 했는데, 상처난곳이 드러나다 보니, 스칠때 마다 아프다. 이내 반창고를 다시 붙였다.
바로 아물었으면 좋으련만, 맘처럼 아물지는 않는다.
사는게 다 그런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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