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 보면 또 이십년에 또 몇년이 지난, 이제는 숫자만 늘어난, 별다른 없는 그런 또 다른 한 해다.
당장 자리를 뜬다고 해도 이상할 일이 전혀 없는, 그런 나이가 되어 버렸고, 그게 기회인지를 모를 다른 부서에 배치가 되어 버렸다. 관리자라고 하니, 별 다를 일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 매번 ‘관리자’ 라는 게 얼굴이든, 일이든 책임질만한 위치라는 공통적인 부분은 항상 있다 – 막상 부서에 배치되고 나서는 그냥 한숨만 나온다. 툭툭 던지는 불만이나 문제점이라면 진작 왜 바꾸지는 않았는지는 의문이다.
어쩌라고.. 아마추어같이.
아침에 출근해서, 또 익숙하지 않은 일에 맞추려고는 하지만, 똥 오줌을 못 가리다 보니까 결국은 눈만 동그래져 있다가 하루가 가버리기 쉽상이다. 어쨌든. 눈 깜박하고 나니, 한 달이 지나가 버렸다. 충원을 위해서 면접을 몇번을 봤고, 이전 부서에서 정리가 안된 일이 있어서 신경을 쓰다 보니 – 그래봤자, 측정과 매립장비 찾는게 고작 전부긴 하다 – 그렇게 가버리고 말았다.
사내 공지가 나올테니, 생각은 해보라고는 했지만, 뭔가 약속은 전혀 하지는 않았다. 그냥 입발린, 그러저러한 상황을 미리 알려준다는 게 고작 내가 한, 정보 제공이 전부다. 내뱉은 말이 사실 지원하지 말라는 얘기로 들린 건 아닌지, 그간 담배 몇 대를 피면서 생긴 친분은 친분인 거고, 그 외 내가 책임을 지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이는 일이라서 내심 지원하지 않기를 기대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결국은 그를 포함한 누구도 지원하지 않았고, 부랴 부랴 미뤄뒀던 면접만 진행했다.
회의명단에는 빠졌다는 공지를 받고서는, 이게 좋은 건지 파악이 되지 않는다.
공지를 봐서는 격주마다 이른 출근을 할 필요는 없으니, 편해졌다는 생각이 얼핏 들기는 했으나, 위치가 위치인지라 이게 맞는가 싶기도 하고, 정식 발령이 되기 전이라 그런거겠지하면서 별일 아니다 싶다고만 생각한다. 옆에서 보던 동료는 그게 말이 되는가 하지만, 다 위에서 생각하는게 있긴 하겠지. 머리가 있다면.
이틀 여 차이로 쉰 중반에 슬슬 다가가기 시작했다.
나이는 숫자일뿐이였었는데, 이제는 침침 해지는 노안이 그저 숫자로만 생각하기도 어운 나이가 되어 버리긴 했다.
한해가 또 밝았으니, 자리도 바뀌고 했으니, 다른 생각으로 살기는 해야겠다.
어쩌하기는.. 그냥 사는거지. (그러다 웃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