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자국 뒤에서 보기 – “봄날은 간다”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가는 길인데도 그리 술은 취하지가 않더군요.
생각지도 못하게 그늘져버린 표정을 본 친구는 짐짓 그럴만 하다는 말을 건네었습니다.

대전에 내려오기전에 터미널에 있는 영화관엘 갔습니다.
조조를 보는게 더 편할텐데 새벽까지 마신 술 때문에 늦게까지 자 버렸으니 1회는 어렵게 되고 말았죠. 사람 붐비는 시간에 영화표 한장 산다는것 자체가 쉽지만은 않답니다. 게다가 영화가 묘한 멜로영화였으니 매표소 아가씨도 “한장 주세요.”라는 말을 잘못들었다고 생각했는지 두어번을 물어보더군요.

2004년 10월 9일
요즘은 혼자서도 잘도 보고 다님. 전혀 어색하지 않아지다.

이미 영화에 대한 얘길 들은 터라서 대충의 줄거리는 알고 있는터였답니다.
봄날은 간다아니 줄거리를 알았다기 보다는 영화 카피로 나왔던 대사가 사실 영화의 모든것을 이미 말해 버린 상태라고 하는게 더 나을겁니다.

이 영화를 보려고 했던 이유는 사실 개인적인 이유에서 였습니다.
처음 영화가 나온다는 말을 들었을때는 “8월의 크리스마스”를 만들었던 감독이라는것 때문이였는데, 광고카피에 나왔던 대사가 근 2년 가까이 끌어왔던 이유에 대한 답을 어쩌면 줄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 때문이였거든요.

표를 받아 들고 극장안으로 들어갔을때 매표소 아가씨의 짖궂은 장난이였는지 웬 커플 옆자리더군요. 그것도 네명이 앉는 자리에서 남은 두자리중 하나. -_- a
혼자서 영화볼때 제일 난감한 경우지요. 단지 액션영화라면 모를까… 멜로 영화를 혼자 보러 간 사람한테 그런 자리를 주다니….
2회라서 그런건지 사람들이 다행히 뜸한터라 좀 한가한 구석자리에 자리를 잡고선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혹자는 “혼자서 영화보러 잘 가는데.. ” 라고 하지만 의외로 쉽지만은 않던걸요.)

생각만큼의 답은 없었답니다.
아마도 그래서 그랬겠거니 하는 확인만 한 셈이죠.
영화의 영어제목이 “One Fine Spring Day” 라고 되어 있더군요.
봄날은 간다… 라고 하지만 감독으로서는 그래도 따뜻한 봄볕처럼 좋은 기억으로 가지고 가고 싶었나 봐요. 마지막 장면에서도 그렇고.. ^^

슬슬 다음에 볼 영화를 골라봐야겠네요.

추신 :
영화속에 라면.. 에 대한 대사가 한마디 나오더군요.
전에 친구어머니가 절 보고 라면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밤새 일하면서 새벽 3시 무렵에 항상 라면을 먹는다는걸 아시곤 그렇게 별칭을 붙이셨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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