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영애씨”

대학 새내기였을 무렵에 우리의 시선을 휘어잡는, 혹은 우리의 생명의 근원이 될수도 있는 “산소같은 여자”를 첨봤다.
이전에 나왔던 어떤 누구와도 비교하기도 힘들고 투명하니 맑은 피부가 모두의 시선을 끌었다.
나중에서야 한 학번이 높은(실제로 우리 동기들과 비교한다면 두살이 많은) 누나뻘이라는걸 알긴 했지만, 처음 그녀를 봤을때는 가히 충격적이였다고 밖에 할 말이 없었다.

몇년이 지나도 그녀의 이미지는 변함이 없었다.
몇년전에 봤던 영화에서는 좀 미운구석이 있긴해도, 여자들은 대부분 저럴꺼야.. 라는 생각때문이였는지 그 미운구석은 구석자리 저만치에 숨어버리고 말았다.

까발린다는게 이런건가?

그녀는 친절할까요? 아니면 친절을 가장한 가식일까요?
감독은 그간 풍겼던 그의 이미지를 적절히 요리해서는 자기의 영화에 써먹었다. 어쩌면 친철한 그녀였기에 감독의 무자비해 보일 수도 있는 비꼼(그게 주된 내용은 아니지만 일종의 오브제??? 로서 차용을 한)을 모른척하고 넘겼거나 아니면 친절하게 자신의 이미지를 요리하는 그를 보면서 겁먹은 표정을 슬쩍 숨긴척하면서 연기를 한것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친절한 영애씨”(솔직히 이 영화는 “친절한 금자씨”가 아니다. “친절한 영애씨”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게 들리지 않는다.)는 영화에서 조금은 무뚝뚝하게, 조금은 두려움을 업은채로 얘기를 풀어가고 있다. (실제로는 그녀를 “금자씨”로 불렀던 또 다른 사람이 서술하지만..)

“올드보이”에서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잘 짜여진 그림을 만족스럽게 봤다. 거기에는 움직이는 이야기가 있었으며, 넓지만 좁아보이는 연극같다는 느낌이다.

………..

어쩌면 우리 내부에는 “친절한 누구씨”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떤 이유에서든 친절해야 하고 그러지 못하더라도 친절함을 가장해야 한다. 그리고 서글픈 눈이 아닌, 그렇다고 천연덕스런 싸구려 모습도 아닌, 진지하게 웃으면서 나지막히 “싸질러”대는 말투를 조용히, 아주 조용히 속삭여야만 한다.
“씨발.. 너나 잘하세요”

* “친절한 금자씨” 홈페이지
– http://www.geum-ja.co.kr

* 디지털 색보정된 버전이 별도 상영된다는 소식 (Film 2.0)
– http://www.film2.co.kr/news/news_final.asp?mkey=8780

* 관련 기사
다음미디어내 영화 리뷰기사 – 친절한 금자씨의 친절한 복수극?
다음미디어내 영화 리뷰기사 – ‘친절한 금자씨’는 박찬욱의 부조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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