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여백을 펼치다

빈 화면을 여는 걸 매번 머뭇거린다. 아니 아예 까먹기도 한다. 한때는 이게 아니면 안될 거라는 오기가 있었는데 – 사실 그 고집은 가망이 없지 않냐는 충고(?)에 대한 반발이 맞다 – 30여년 지난 지금은 매번 빈 여백을 펼칠 생각은 안한다. 한때는 전부였을지도 몰랐는데. 간혹, 간간히 연명하듯 글을 쓴다. 아주 짧은. 마치 지금처럼. 틈나면 한줄이라도. 여백을 채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