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씨연습

펜글씨 연습

‘또박, 또박’

다, 늦은 시간에 글자쓰기 연습을 한다. 어디서부터인지는 모르지만 난 글씨가 엉망이다. 그런대로 난 알아본다고해도 ‘나이도 있고, 어느정도 교양이 있는’, 그런 글씨체는 아니다. ‘어른’ 글씨체는 아니다.

멋지지는 않아도 가정통신문에 부모님이 써 낸 글씨를 보면 내가 저 나이대가 되면 자연스레 내 글씨도 나이에 맞게 바뀌어 갈거라 생각을 했었다. 시간이라는 게 그냥 지나가더라도 그 자체만이라도 무시 할 수는 없는거라 생각을 했었다. 선 하나 하나, 획 하나 하나가 같더라도 그때는 다른 의미로 보일 거라 생각했었다.

생각은 그냥 스치는 망상이 되거나 전기적 동작에 따른 순간이다. 그냥 머리속 나비이거나 사람인 척하는 착각이다.

나 보다는 좀 나은, 나이 많은, 그래서 연륜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있는…, 그런 식으로 봤다.

미디어에 쏟아지는, 사람들에게 화자되는 사람들이 이제는 비슷한 연배거나 그 아래다. 나이로 연연하기에는 시대도 달라졌기도 하지만 나의 시류보다는 다음 시류가 이미 와 버렸다. 나 만큼이나 그들도 나이를 먹었다.

통보 아닌 통보에 턱 밑까지 숨은 막혔었였다. 내 생각과는 다른 얘기들이 나도 모르게 알음알음 만들어져서 있던게 더 당황스럽긴 했다. 턱 밑까지 올라온 목막힘에 찌릿한 충격은 현실이긴 했는데, 역시 그들이 본 그대로 난 적당하니, 딱 고만한 그릇이 맞긴 했다.
그 후 개같은 상황이 생기긴 했지만, 별 다른 내색은 안했다. 그냥 어리숙하니 딱 요정도에 그치자.

프린트한 글씨 연습지에 대고 써대기는 하지만 주의하지 않으면 옆으로 밀려나거나 다른 모양의 글씨가 된다. 40년 넘게 익은 길을 쉽게 바뀌긴 힘들긴 할거다. 어느정도 적절하게 타협이 필요할때도 있다.

다, 늦은 시간이라 생각이 들때에 멈춰 서면.
끝일 것만 같다.
비뚤거리는 글씨는 그다지 나아지지는 않을것 같다.
그냥 내 비뚤거리는 선에 익숙해지고 비틀거리지만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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