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명

십년 동안 아무것도 못했다.

맘만 먹으면 뚝딱 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믿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사실, 나무 밑을 지나갔던 여우처럼 신포도라고 내심 깍아내리지도 못했다. 애써 지우지도 못하는 옛 감정을 미련하게 맘 한구석에 담아두기만 했다

꽤 오랜만에 있었던 누군가와의 사담(? 그게 공적인 자리일리는 당연히 아니지만)에서 툭 던진 – 나름 허세였거나, 묘하게 자아도취에 허둥대며 꺼냈을 – 꿈도 벌써 5년이 훌쩍 지났다. 제대로 해보라며 추켜세우는 말에, 역시 말을 괜히 꺼냈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역시나 찌질해.

20년을 버틴 – 딱 10년 전에 공석에서도 얘기했던 – 이유중에 8할은 찌질함이 아니였을까?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