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휴가 2

월요일 이후로 밖에 나가기는 커녕 창밖을 바라보지도 않았다.
공간의 제약으로 봐야 할지, 외부와의  연결이 차단되었다는 것으로 봐야 할지 모르는 자가격리가, 나를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어버릴 수도 있는 식탐 마져도 잠시 멈추게 했다. 이러다가 해제되는 날에는 그간 보류, 지연된게 한꺼번에 폭발해 버리는건 아닐까? 그게 좀 무섭다.

의도치 않은 금연? 닷세 넘게 지났는데도 희한하게 담배 생각은 전혀 나지도 않는다.
목이 메스꺼움이라고 하기엔 그렇고, 집이라서 그런가? 금단 현상.. 뭐 그런것도 없고.
전에도 그냥 귀찮은게 아니였을까?
흡연이 허세거나, 방어기재거나, 초초함의 다른 표현이거나. 적당히 거리를 두거나 생각을 비우는게 맞는가 싶기도 하다.

잠시 비켜 있으면서 내 시간(?) 이나 가져볼까나 했는데, 상황이 그래서 그런건지 딱히 그러지도 못했다.
시간도 그렇고 돈에서도 그렇고 난 항상 조급함에 매번 놓친다. 그게 게으름이 맞긴 하다.
“당신은 원래 게을렀잖아”
딱히 부정하지는 못하는 얘기가 문뜩 떠오른다.
최근 들어서 남은 시간이 없다는게  조초하게 만든다. 남에게 소비하지는 말아야 하는데, 시간이 그리 많지는 않은데, 뭐라도… 쓸모보다는 만족이라도 할 수 있으려면.

이것도 휴가라 그나마 이런 회고라도 하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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