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지하철을 기다리다

떨떠름한 표정이였을까?
그 짧은, 순간이긴 하지만 살짝 경직된 표정이였다.
슬쩍 본 옆얼굴에 누군지는 구분이 안된다. 내가 아는 그 누군가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삼십여년 전까지 거슬러 간다. 꽤 오래전에 연락이 끊긴 동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얼굴을 겨우 기억해 내서 비슷한지 맞춰 보지만, 내가 기억하는 얼굴은 20대초반이라 비슷해보여도 그 일리는 없다. 그 스친 얼굴은 많아봐야 30대 초반정도로만 보인다.
30여년 기억을 거슬러 올라갔다고는 했지만, 반대로 그가 기억이 나서 스친 얼굴에 기억을 입힌건 아닐까?
떨떠름한 표정은 그가 아니라 나일지도 모른다.
기억하기가 떨떠름해서라기 보다는 꽤 지연된 지하철에 출근이 늦어버린, 어디선가 있을 그가 얼핏 기억나서 그도 나와 비슷한 심정일거라는.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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