휑한, 그날이 그 날 같은

구형 노트북을 잠시 손본다는게 새벽 3시를 넘겼다. 그렇게까지 늦은 시간이라면 마감일정이 얼마 남지 않아서 바리바리 싸들고 온(습관적으로 매번 들고 오기는 하지만) 업무용 노트북이라도 한번은 켜봤어야 했다. 그냥 코드 한줄, 아니 보기만이라도 했어야 하는데, 들고 올때와는 다르게 정작 보지를 않는다. 미룸의  미학인가?
예전보다는 시간이 더 빨리 흐르는 것 같다. 시간이 그렇게 흐른줄 몰랐다. 꾸벅거리며 잠깐 만지작 거린게 훌쩍 두어시간이 지날 줄이야.
멍한 소리에, 침침해지는 눈에 이러다가는 날 밤을 지새울 것같아 서둘러 잠을 청했다.

잠깐 눈을 감은 것 같은데, 7시가 넘은 시각. 출근을 서둘다 보니, 이제는 지하철 역. 자리에 잠깐 넋나간듯  있다 정신 차려보니, 출근길인지 퇴근길인지 헛갈린다. 똑같은 지하철에, 가의 같은 시간을 14년을 다니다 보니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다 같은 날 같다.  지하철 차창에 비친 얼굴에 드러나는 주름과 은색이 점점 비치는 머리만 다를까?

건너편 앉은 누군가의 휑한 모습에 나와 다르지는 않아보인다.

2024년 1월 26일.
51년 10일을 살았고,  오늘도 무표정한 표정에 어제와 같은 출근길. 내일은 좀 다르겠지? 주말이니까

글쓴이 지민아빠

중년의 모바일 개발자. (코딩은 안함. -_-a) 집안일에 열심인 아내와 아직은 어린 아들과 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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