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제거방법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한편으로는 원했을 수도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며칠간을 숨을 고르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가능한 두눈과 코, 입을 모두 막아 버렸다.

슬금 슬금 기어오르는 벌레인지, 아니면 내 뒤통수를 타고 슬쩍 타고 오르는 뱀인지 모를 섬짓함이 가끔씩 느껴질 때 눈가를 슬쩍 열어보긴 하지만, 그저 착각인지 아니면 환청인지만 귓가 주변만 맴돈다.

어떤 일정기간동안에 있었던 일들이 모호한 말로 표현되는게 싫다.
어쨌든 간에 지금에서는 뭐라고 말을 할 수 없는, 그저 머리속에 남아 있는 잔재거나 혹은 기억이라고 표출되는 몇가지로 변해 버리고 말았다.
가끔은, 몇번씩이나 눈을 뜨지 말고 입을 열지도 말고, 코로 냄새를 맡지 말자고 다짐을 되내였지만, 슬쩍 눈꺼풀을 뜨고 만다. 그 순간에, 분명 그 짧은 순간에 들어간 엷은 공기가 쾌쾌하게 변해버린 폐속을 환기시켜줄게 뻔한대도, 숨이 한꺼번에 막혀온다.

머리속 기억을 제거할 수는 없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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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지민아빠

중년의 모바일 개발자. (코딩은 안함. -_-a) 집안일에 열심인 아내와 아직은 어린 아들과 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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