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후반, 아직은 여행길.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 이제하, 문학동네 (이제하 소설전집5. 1999)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 이제하, 문학동네 (이제하 소설전집5. 1999)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 이제하, 문학동네 (이제하 소설전집5. 1999)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 이제하, 문학동네 (이제하 소설전집5. 1999)

휴일 낮, 방바닥에 들러붙어있는데 건너 책장 구석에 슬쩍 기울어져 있는게 눈에 띄었다.

단지 제목에 대한 개인적 허세로 꽤 오랫동안 머리속에 맴돌았었을거다.
그러다가 낯선 책을 결국은 손에 쥐게 되고, 제대로 다 읽지 못해 책갈피로 쓴 명함이 20년동안 책 사이에 끼워져 있었던게 분명하다.

폐인이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냥 무기력하게 몇달을 보냈던것 같다.
누구에게든 그만한 일은 있을법하다.
지나고 나서는 별 쓸데없는 시간허비로 보이긴 하는데, 당시는 꽤나 속이 쓰렸을지도 모르겠다.
너 때문에 그랬노라고 누굴 놀리는건지도 모를 얘기를 한참 후에 꽤나 쿨한척 하며 얘길 꺼내긴 하지만, 힘들었다는 투정부리는게 실제 속내다.
그냥 그때는 그랬고, 제목도 요상한 소설에 감정을 이입하는 것이 그나마 위로하는 방법이였을지도 모른다.
그냥 이십대 후반에 그렇고 그런 인생을 살다가 마는게 전부였으니,

항상 그자리에 끼워져 있었던 20년 전 명함이 익숙하지만 새롭다.
이십대 후반에 청승이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다. 그냥 찌질함만에 뱃살이 줄지 않은 마흔 후반이 되어 버린거겠지.
여행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누구가의 동행은 기대하기 어렵다. 어차피 사람은 섬이고, 혼자일테니. 간혹 같은 길에 서 있는 누군가가 있을지도 모르고.

 

글쓴이 지민아빠

중년의 모바일 개발자. (코딩은 안함. -_-a) 집안일에 열심인 아내와 아직은 어린 아들과 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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