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ade.

9라는 숫자는 웬지 늙은 느낌이다. 아니 그 나이듦이 어쩌면 어른스럽다의 다른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짐짓 안 그런척하며 대우를 받고자하는, 어쩌면 쉽사리 꺽지 않는, 쓸데없는 고집만 고수한 꼰대처럼.

한달 후 서른이 문득 낯설게 느껴졌다.
앞에 숫자하나가 달라질뿐, 한달 사이에 크게 달라지는건 없을게 뻔했다. 근데 별 이런게 뭔 생각인지 머릿속은 복잡했다.
그간 해보지 못한(그것만 못했던건 아니겠지만) 것중에 하나가 염색이였고, 한달을 꼬박 채워서 난 회색으로 염색을 해버렀다. 그렇게 난 스물 아홉을 보내줬다.

소원 하나를 놓쳤다고만, 중얼거렸다.
그게 좀 편했을지도 모르겠다. 재능따위는 진작에 없는 걸 알면서도, 그냥 내 게으름에(그건 틀린 얘긴 아니다) 그랬다고 퉁 쳐버렸다. 그냥 그건 신포도였어. 따먹지 않았잖아. 그러니….
그래도 한편에는 불편한 기색이 있었는지 한달여 남겨두고 출판사를 등록했다. 다다음, 십년에 십년이 지나면 책을 내보기라도 하자.
그렇게 서른 아홉을 보냈다.

쓸어넘기다 손가락 사이에 낀 머리카락은 흰머리다. 검은 머리카락을 찾기가 쉽지 않다.
거울을 훑어보면 그리 희어보이지는 않는게 다행이긴 하다.
한달도 채 남지 않은… 마흔 아홉.
십년에 걸쳐서 뭘 살았을까?
한달을 또 이번에는 어떻게 준비하지?

십년마다…
decade…

글쓴이 지민아빠

중년의 모바일 개발자. (코딩은 안함. -_-a) 집안일에 열심인 아내와 아직은 어린 아들과 살고 있답니다.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