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이십년(20020812~, 20th)

가끔씩, 헛헛한 기분이 들때마다 생각나는 책이 있다.
“살아남은자의 슬품”
같은 이름의 드라마가 있었고, 서점에서 몇페이지만 뒤적거리기만 했었다.
앞에 9자가 들어간 학번부터는 좀 공감하기가 애매한, 겉 허세에 그 때쯤에 취했을 그런 느낌이였던가?

사실 묘한 씁쓸함은 본질과는 무관한 책 제목에서만 느꼈었다.
하나, 둘 가고 나도 그래도 남는 사람이 있다.
처음에는 살아남은, 견딘 그런 정도로만 생각했다. 난 살아는 남은걸꺼다.
그렇게 몇년이 더 지나고 또 하나, 둘 가고나니, 점점 씁쓸해 진다.
주류도 아니고 비주류도 아닌 어정쩡한 중간이라 더 그런거였을까?

있는 듯, 없는 듯 20년이 지났다.
이른 새벽에 페북에 기념일 남기듯 올렸다가, 결국은 비공개 해버렸다.
그게 또 뭐라고, 남은게 아니라 도태된거 일 수도 있다고. 만족을 해서가 아니라, 강해서, 살아남은, 그런게 모두 아니다.
그냥 아무런 발전이 없다고.

서른에서 마흔 끝자락까지 있기만 했을까?
살아남은건가?

브래히트는.. 강한자가 살아남았다고 했지만, 살아남아서 강한 것같은 착각에 살아 온게 아닐까?
그냥 시나 소설 제목 처럼 그냥 살아남아서 슬프기만한. 그런. 건.지.도.

글쓴이 지민아빠

중년의 모바일 개발자. (코딩은 안함. -_-a) 집안일에 열심인 아내와 아직은 어린 아들과 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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