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퇴근길은 술과 함께였다. 한동안…은. 그게 좀 길긴 했다. 아마 2년? 3년 허기가 진다는 핑게로 자정 무렵에나 가는 그 늦은 시간에 동네 근처 짬뽕가게에서 거하게 짬뽕곱배기에 소주 한병을 주문한다. 수푹히 나오는 홍합을 하나씩 해체하는건 어쩌면 의식같다. 홍합살 하나씩 꺼내먹다 국물 […]
9라는 숫자는 웬지 늙은 느낌이다. 아니 그 나이듦이 어쩌면 어른스럽다의 다른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짐짓 안 그런척하며 대우를 받고자하는, 어쩌면 쉽사리 꺽지 않는, 쓸데없는 고집만 고수한 꼰대처럼. 한달 후 서른이 문득 낯설게 느껴졌다. 앞에 숫자하나가 달라질뿐, 한달 사이에 크게 달라지는건 없을게 […]
엘리베이터를 올라탔다. 5층을 누르고 멍하니 광고모니터만 바라본다. 매번 보는 광고인데, 가끔은 낯설다. 이런 젠장… 한참을 타이핑한게 날아갔다. 분명 완료를 누르긴 했는데도 날아갔다. 난 저장을 완료한걸까? 아니면 저장없이 닫기만을 완료한 걸까?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다. 난 출입카드를 꺼낸다. 오래되어서 빛이 바랜게 여기서 […]
“화” 생각의 흐름이라는게 어떤 이유가 있는건 아니다. 목구멍까지 치고 올라오다 간혹 자제하지 못하고 내지르거나 아니면 소심하게 – 이게 “화”라고 얘기할 수 았는지는 모르지만 – 자다가 이불킥을 하기도 한다. 20여년전에 썼던 글의 제목이기도 한데, 지금 떠올려보면 그때는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다. 지금보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