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미안하다는 얘기를 할 것

나는 그러지 않을거라고 장담을 했던 것 같다.
아주 오래전에는 그랬던것 같다.

핸드폰 설정이 엉켜서 화면 잠금이 안 풀린다.
음성안내라는 신박한 기능이 잠금화면에서는 키가 한번에 눌려지지도 않고, 눌러지더라도 이전에 입력한 키가 다시 입력되어 버리니 잠금해제가 제대로 안된다. 눌려지는 패턴을 겨우 파악을 해서는 엉킨 설정을 겨우 해제할 수 있었다. 요상한 그 패턴을 알아내기까지 한참을 헤맸다.

내 핸드폰 얘기가 아니다.
늦은 밤에 큰 아이가 방에 들어와서는 꽤나 당황스러운 얼굴로 핸드폰이 이상하다고 얘기한다.
정 안되면 초기화 시키면 되긴 하는데, 아들녀석은 망가진건 아닌지 그러다 새로 사야하는건 아닌지 해서 약간은 울먹인 표정이다. 자기도 이리저리 해도 안되서 내게 온건데, 난 그런 심정을 알면서도 이것 저것 누르는 아이가 답답해서 짜증을 내버렸다.
겨우 해결하고 나서는 좋아라하다 핸드폰을 이리저리 만지더니만 자러 방으로 들어갔다.

출근하기 전에 아직 자고 있는 아들녀석을 봤다.
자고 있으니 들었을리는 없겠지만 불쑥 어제 일이 생각나더니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들녀석 빰을 비비고 미안하다는 말을 중얼거렸다.

애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들녀석이 핸드폰 고장난거 아빠가 고쳐줬다고 꽤 좋아한다고 얘길했다고.

그러지는 말아야지 했던 아버지 모습이, 내 모습에 투영된다.
생각이 닫혀지는게 점점 늘어나는것 같다. 그게 옳든 그르든 간에 한쪽만을 고집하는게 쉽게 바뀌지는 않겠지만, 잘못된 걸 알았을때에는 미안하다고 얘기를 하자.

오늘 퇴근길에는 게임 아이템을 살 수 있는 기프트 카드를 사야지.
쑥스럽더라고 하더라도 건네 주며, 어제는 짜증내서 미안하다고 얘기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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