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1월 3일 오후 성당 뒷마당

“이건 무슨 담배죠?”“레종이라는 담배랍니다.”“레종?”“글쎄 발음이 어떤게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보통들 레종이라고 하더라구요.”“라이손.. 이라고 하는것 같던데…”“저도 잘.. 그걸 어떻게 발음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RAISON….?” 산행을 갔다 온건지, 등산화에 배낭을 벤치에 내려놓던 그가 내게 담배 하나를 얻어가면서 물었다. 기차역에서 좀 떨어진 이곳에 그런 차림으로 있는게 어색하게 보인다. 어딘가 여행을 갔다왔을 시간이라고 하기도 힘들고, 그렇다고 지금 막 떠나기 직전에 여길 들렀다고… 2002년 11월 3일 오후 성당 뒷마당 계속 읽기

그때 내가 본것은 무엇이였을까?

산 허리 너머로 어스름해질 무렵이였다. 작고 외소한, 얼굴에는 한가득 주름이 가득 지어진 모습을 하고 있는 그는 누가 보기에도 이런 저런 잡일정도를 할게 분명해 보였다. 하루 낮동안 흐트러진 쓰레기를 모아서 산아래 소각장으로 던져 넣던 그는 일이 얼추 마무리 되었을 무렵 건너편 산허리를 바라보았다. 얼굴에는 고생의 골이 잔뜩 끼어 있었던 그였지만, 그 순간만은 어느 누구도 범접하지 못할… 그때 내가 본것은 무엇이였을까? 계속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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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그날 새벽에 정동진에 갔다

간만에 만나서 였을까?아마도 기억을 따진다면 채 일년전쯤에 친구 결혼식장서 잠깐 보긴 했었지만, 막상 술한잔을 같이 걸친건 몇년은 된듯하다. 학교대항전 마지막 날이라서 그런지 이공대쪽으로 난 길가엔 푸르고 빨간 옷을 걸친 후배녀석들(사실 난 그들을 알지 못한다)이 이리 저리 어울려 근처 술집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고, 아마 십년전의 나였다면 그들과 어울려서 스크럼을 짜고 돌며 불렀을 노래가 바로 옆에서… 우린 그날 새벽에 정동진에 갔다 계속 읽기

기억제거방법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한편으로는 원했을 수도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며칠간을 숨을 고르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가능한 두눈과 코, 입을 모두 막아 버렸다. 슬금 슬금 기어오르는 벌레인지, 아니면 내 뒤통수를 타고 슬쩍 타고 오르는 뱀인지 모를 섬짓함이 가끔씩 느껴질 때 눈가를 슬쩍 열어보긴 하지만, 그저 착각인지 아니면 환청인지만 귓가 주변만 맴돈다.… 기억제거방법 계속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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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내지 말자

가슴까지 숨이 차오르다가 잠시 숨 쉬는것을 멈춘다. “잠시 우리 긴 호흡을 하자” (1998년 여름 혹은 가을 무렵에 봤던 어떤 영화에서….) 홍상수 감독의 “강원도의 힘”이였음. 2004년 10월 9일에 코멘트!! 선택이란건 하나를 단절 시키는것은 아닐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두가지 중에 하나를 포기하거나 두가지중에 하나만을 보려고 했을 경우를 말하게 되지요. 아무 생각없이 어떤 돌파구를 찾아야 했을때의 선택이 좋았다고… 겁내지 말자 계속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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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나와서 지내기

한번쯤은 따로 나와서 살았으면 하는 생각도 하긴 했었지만 실제 그렇게 될꺼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벌써 나와서 지낸지도 일년이 다 되어 갑니다. 처음에는 한달에 두어번은 집에 가곤 했는데, 올 들어서는 한번 두번 미루게 됩니다. 익숙해질것 같지 않은 도시이긴 하지만 하나둘씩 늘어가는 짐을 보면 여기에 눌러 앉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아니 다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따로 나와… 따로 나와서 지내기 계속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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